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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 리뷰

축겜탐구 2021. 10. 3. 16:16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마블이 선보이는 또 다른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그런데 주인공이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외계인이다. 아니, 그런 선입견도 이상하다. DC의 대표적인 캐릭터 슈퍼맨 역시 외계인 아니었던가. '슈퍼히어로'는 무술과 첨단 무기로 강력해진 배트맨과 퍼니셔, 다른 차원의 신 토르, 화성인 마샨 맨 헌터,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 뮤턴트인 엑스맨 등등 평범한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든 가능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1969년 처음 만화로 출발했다. 1960년대 초반 <판타스틱 포>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을 출범시켜 인기를 끈 마블 코믹스는 '마블 유니버스'를 확장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장르를 구분하자면 SF의 하위 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다. 1912년, <타잔>의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발표한 <화성의 존 카터>가 첫 번째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포털을 통해 화성으로 간 카터가 화성인들의 전쟁에 합류하여 영웅이 되는 이야기. 20세기 초에 인기를 누린 <플래시 고든> <버크 로저스> 등의 스페이스 오페라는 중세의 기사담과 서부극의 무대를 우주로 바꾼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구 상상력을 발휘하는 만화의 세계에서 우주 모험담은 당연한 선택이고, 슈퍼히어로물과의 궁합도 의외로 잘 맞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지구 출신의 좀도둑 피터 퀄(크리스 프랫)이 인피니티 스톤을 훔치면서 시작된다. 절대악인 타노스의 지령을 받은 로난이 피터의 뒤를 쫓는다. 도주 중에 만나게 된 타노스의 딸인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 로난에게 원한을 가진 드랙스 더 디스트로이어(데이브 바티스타), 현상금 사냥꾼 로켓과 그루트. 로켓은 인공 실험을 통해 강력해진 너구리이고, 그루트는 거대한 나무 인간이다. 출신도, 외양도 전혀 다른 다섯 명이 모여서 타노스와 로난에 맞서는 '슈퍼히어로'가 된다.

 

신나고 유쾌하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스타워즈>처럼 상상력을 맘대로 발휘한 기상천외한 외계 행성과 외계인이 눈을 즐겁게 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진풍경을 보여준다. 삭막한 모래 행성 모라그, 아름다운 물의 행성 잔다르, 여행자들이 모이는 무법 도시 노웨어 등의 이공간과 로난이 타고 다니는 거대한 돌무덤 모습의 우주선인 다크 애스터, 로난이 잔다르를 침공할 때 벌어지는 참혹 하면서도 황홀한 공중 전투 장면 등등 볼거리가 넘친다. 마블의 전작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가 다소 심각하고 사회비판적인 '슈퍼히어로' 첩보영화였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모든 근심 걱정을 날려버리고 한순간을 즐길 수 있는 스페이스 판타지다. <슬리더>(2006)와 <슈퍼>(2010) 등 저예산이지만 아이디어와 위트가 넘치는 걸작을 만들었던 제임스 건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물을 만난 듯 유머도, 액션도 최상급이다. 신나고 유쾌하다.

 

피터는 엄마가 병으로 죽자마자 우주로 납치된다. 악당들 손에 길러진 피터는 '가디언즈'를 만나 동료가 되면서 비로소 가족을 갖게 된다. 가족을 죽인 타노스의 양딸이 된 가모라, 역시 일가족을 로난에게 잃은 드랙스도. 로켓과 그루트를 포함한 가디언즈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로난에 맞선 싸움과 희생을 통해서 가족이 된다. 숭고하지만 거창하고, 농담처럼 경쾌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피터는 위급한 순간에도 반드시 80년대 팝송을 들으며 춤을 춰야만 기운이 나는 인물이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절망하지도 않는다. 턱없는 낙관주의. 하지만 강인하게 목적을 향해 나가는 피터를 보면 한없이 사랑스럽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교훈도 얻을 수 있는 가족영화이자 마블 유니버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멋지고 웅대한 슈퍼히어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