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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영화 리뷰

축겜탐구 2021. 9. 24. 02:31

정복하지 못한 행성, 화성

화성에 착륙하여 조사를 하던 NASA의 아레스 3 탐사대가 모래 폭풍을 만난다. 폭풍에 휘말려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생명 신호가 끊긴다. 마크가 죽었다고 판단한 탐사대는 비상 이륙을 시도한다. 하지만 마크 와트니는 죽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화성에 홀로 남은 마크. 탐사대가 남겨 놓은 기지와 차량 등이 있지만 지구와 연락할 방법이 없고, 물과 식량도 부족하다. 다음 탐사대가 오려면 3년은 지나야 한다. 과연 마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직까지 인류는 화성에 발을 디디지 못했다. 그러니까 <마션>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상활을 만들어낸 SF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머나먼 행성에 불시착한 우주인이 외계인을 만나 모험을 겪는 스페이스 오페라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로빈슨 크루소>의 화성판이라 할 <마션>은 당장이라도 가능한 사건으로 보인다. 앤디 위어의 소설을 각색한 <마션>은 구체적인 화성 생존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션>의 자문을 맡은 루돌프 슈미트 박사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ESA(European Space Agency) 마스 익스프레스 프로젝트 매니저를 역임했다. "원작의 내용은 모두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당장의 기술로는 실현이 불가능하지만 20년 정도 후에는 효율적인 효율적인 화학 추진이나 다른 추진 방법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때가 되면 영화에 등장하는 수치들이 사실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홀로 남은 마크

혼자 남은 마크는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다. 다행히도 마크는 식물학자다.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식량이다. 화성에 감자를 재배하기 위해 일단 물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퇴비를 이용하여 감자 재배를 시작한다. 다음에는 지구와 연락을 취해야 한다. 과거에 지구에서 화성으로 보냈던 무인 탐사선과 기재 등을 이용하여 마침내 통신이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구조는 불가능하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 데에는 적어도 몇 개월이 필요하니까. 게다가 사람이 타고 갈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마션>은 화성에 홀로 남은 마크 와트니와 그를 구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는 NASA 직원들의 노력을 교차로 보여준다. 마크의 갖가지 생존 비법도 흥미롭지만, <마션>을 보다 보면 혼자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낙천적인 마음으로 보인다. 혼자 남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마크는 낙담하여 울음을 터트리는 대신 방법을 찾아낸다. 그리고 즐겁게 웃으면서 해야 할 일들을 한다. 조금 실수하거나 가혹한 운명이 찾아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면서도 웃는다. 탐사대 대장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왜 디스코밖에 없냐며 농담을 던지고, 지구에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자 관광지에서의 스냅사진 같은 것을 찍어 보낸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NASA

NASA 직원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구조 방법과 모험적인 선택을 놓고 매 순간 고민해야 한다. 식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보급품을 실은 우주선을 보다 빨리 보내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안전과 시간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 마크를 구하기 위해, 아레스3 탐사대의 남은 다섯 명 대원들이 내린 선택도 마크와 마찬가지로 목숨을 건 것이다. 자칫하면 그들의 목숨까지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단지 머리를 짜내서 방법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매 순간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만 한다. 과학을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과학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용하여 인류를 위해 써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에이리언>(1979)과 <프로메테우스>(2012)에서 먼 우주의 악몽을 보여주었던 리들리 스콧은 <마션>을 통해 지금도 가능할 것 같은 현실적인 우주 생존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인류가 화합하는 이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마크의 대사처럼, 인간은 누군가를 도우려는 본능이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점점 혹독해지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남아 있다는 것을, <마션>을 보면서 묘하게 동의하게 된다.